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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향기 수목원에서도 봄날은 갔다2018년 4월 雨日의 소풍
주장환 기자  |  happy@happyfreedo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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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6  08: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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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비였는지 눈물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는 사람이 있었다. 이별의 먼지가 일어 눈을 아프게 했는지 가슴이 팍팍해져 염통이 아팠는지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하여도 어쨌든 4월 중순에 나리는 봄비는 모든 사람들에게 각기 하나 정도의 추억은 선사하고 있는 법이렸다.

물향기 수목원에서도 봄날은 갔다. 봄비는 늘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 제각기 가지고 있는 추억이 갑자기 현실로 나타날 것 같은 착각 때문이다.

“그래 그랬지, 그녀는 저 벚꽃이 지는 숲속으로 걸어갔어!” “그날 벚꽃나무 아래서 응큼 달콤 입맞춤을 했었지” “스리슬쩍 손을 잡았더니 그녀의 뺨이 발그래졌어” 하는 그런 추억이 바로 지금 눈앞에 현실로 나타난 것 같은 그런 착각 말이다.

   
 

봄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지다가 바람에 실려 살살 나리는 봄비에 온몸 가득 은빛 같은 물방울을 담고 있다. “저들은 이제 몸을 드러냈으니 봄날이 언제 가는지 모르겠다.” 누군가가 그렇게 말하며 쓸쓸히 미소지었다. 그 미소는 세월의 덧없음에 지쳐보였다.

그 미소에 속절없이 목이 메는 건 아마도 공감하는 나이에 이르렀음을 웅변한다. 벚꽃은 ‘비감’이다. 그런 감성을 짙은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사람들은 삶의 피날레가 어디에 있는지 아마도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물향기 수목원 벚꽃은 천둥치는 하늘과 만나 달빛에 지친 개나리처럼 애처롭다. 그런 지천의 벚꽃들 사이에서 아직도 화사한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그 고아하고 순백한 목련이 지는 것은 마치 순백한 성처녀의 몸이 더럽혀진 것 같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입구에 들어설 때부터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노라~”하면서 흥얼대던 최윤진 선생의 노랫소리에 모두들 합창을 하며 걸어간다. 정자에서 노래 부른다고 쫒기듯 내려오면서 내뱉은 한(?) 같았다.

   
 

한철 봄을 휘날레로 장식한 꽃잎의 비극적 운명을 처연하게 받아들이며, 그 노래는 봄비의 싱그러움 속으로 통로를 만들며 사라졌다. 자행교 사람들은 그 길을 동화처럼 걸어 한껏 흥감에 취했다.

봄은 언제나 제때에 다시 찾아온다. 그러나 오늘 맞은 이 봄은 다시 우리를 찾지 않을 것이다. 반야며 성찰이며 천명지위도의 경지를 가진다 한들 다시 찾지 않는 봄을 다시 감상하는 방법은 없다. 6살 예림이도 다시는 이 봄을 가슴에 안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 우리 모두들이여! 오늘처럼 비 오고 이리 바람이 잦아지고 꽃이 질 때 기쁜 마음으로 봄을 보내자.

   
 

오산 물향기 수목원은 해오라기 난호니 처녀치마니 미선(금선 아님)나무니 하는 희귀식물들과 나무인지 암석인지 모를 기기묘묘한 특산들이 가득했다. 가까이 붙은 궐리사에서는 2500년 전의 공자 숨길을 느낄 수도 있었다.

대체로 수목원은 물이 있어야 맛이 더 나는 법이다. 이날 살랑살랑 내린 보슬비는 수목원의 정취를 따라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더욱 감질나게 해주었다. 아듀 2018년 봄이여! 내 그대 치마끝 잡아 탄식하노니 멀리는 가지 말아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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