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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도가와 유교인 그리고 기독교인
윤진평 (본지 회장)  |  yjp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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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3  0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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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내가 우물에 빠졌다. 그런데 마침 사람들이 그 근처를 지나가지 않아서 아무리 살려 달라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한참 고함지르고 나서야 마침 옆을 지나던 승려가 그 소리를 듣고 우물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러자 사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

“스님이시군요. 아휴! 이젠 살았네요. 이대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저 좀 꺼내 주세요.”

승려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글쎄요. 당신이 우물에 빠진 건 전생에 나쁜 짓을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벌을 받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 순순히 받아들이고 벌을 달게 받으시오. 내세에는 악업을 씻고 맑은 영혼으로 태어날 것이고 다시는 우물에 빠지는 일도 없을 것이요.”

당황한 남자가 애원하듯 말했다.

“지금 전 스님의 법문을 들을 때가 아닙니다. 제발 꺼내 주세요.”

그러나 스님은 발길을 돌려 매정하게 떠나버렸다.

그가 떠나자 이번에는 도교 수행자가 물을 마시러 왔다가 우물에 빠진 사내를 보고 말했다.

“왜 울고불고 난리요. 어떤 일이 일어나던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 노자의 말씀이요.”

사내가 징징거리며 하소연했다.

“제발 구해 주세요. 설교는 나중에 잘 들을테니 제발 먼저 꺼내주시오.”

도교수행자가 말했다.

“우리는 자기 일만 하지 남의 일에는 끼어들지 않지요. 우리는 사람의 존엄성을 믿고 자유를 존중합니다. 우물에 빠진 것은 당신의 자유이고 죽고 사는 것도 당신의 자유입니다. 상황을 받아 들이고 즐기세요. 인간은 누구나 죽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 내가 당신을 구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모든 사람은 죽을 것이고 나 역시 언젠가는 죽을 것입니다. 모두가 죽을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는데 당신을 구해주는 게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그리고 그 역시 매정하게 돌아서 버리고 말았다. 그가 떠나지 이번에는 공자를 공부하는 유교인이 나타났다. 사내는 희망을 품고 말했다.

“공자님께서도 인의와 예덕을 펼치기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시지 않으셨습니까? 제발 저를 구해주세요.

유교인이 말했다

“맞습니다. 내가 도와드리지요. 나라를 돌아다니며 우물에 사람이 빠지지 않도록 보호막을 설치하는 법을 제정하도록 청원하겠소.”

사내가 기가 막혀 말했다.

“그동안에 전 죽고 말 것입니다.”

“할 수 없는 일이오. 이것은 개인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사회적인 문제요. 이 문제를 제기해 여론을 붙이면 나라 안의 모든 우물에 보호막이 생길 것이요. 그럼 당신 한 사람이 죽는 것 보다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소. 공자님도 ‘이익에 따라서 행동하면 원망이 많다(放於利而行, 多怨)고 하셨소. 당신도 자신의 작은 이익을 희생해서 큰일을 도모하는 것이 자랑스러울 것이시오. 당신은 영웅이 될 것입니다.”

그러던 중 어디선가 커다란 가방을 든 기독교인이 나타났다. 그는 가방에서 밧줄을 꺼냈다. 그리곤 우물 속으로 밧줄을 내려 보냈다.

사내가 감격해서 “당신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입니다. 당신이 믿는 종교는 두말 할 필요도 없구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선교사가 말했다.

“내가 당신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뜻입니다. 당신을 구하는 것은 바로 내가 구원받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에 내가 행복합니다. 조금 전에 유교인이 우물보호벽을 설치하는 청원을 한다고 했는데 그건 안됩니다. 우물 보호벽이 생기면 우리가 어떻게 인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이 당신처럼 우물에 빠져야 우리가 꺼내주고 하느님으로부터 죄의 사함을 받을 것 아닌가요? 많은 사람이 우물에 빠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죄를 사함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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