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8.12.14 금 09:44
  • 영어
  • 일본어
  • 프랑스어
  • 중국어
  • 스페인어
> 삶과 지혜 > 행복연가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파티(amor fati)’와 공자 그리고 니체
윤진평 (본지 회장)  |  yjp005@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1.26  07:43:1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대학가에서 가수 김연자의 노래 ‘아모르파티(amor fati)’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고 한다. 인기에 편승해 김연자씨도 덩달아 대학가 축제나 모임에 초대돼 제2의 김연자 붐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연자는 1959년생으로 1974년 노래 '말해줘요'로 가요계에 발을 디뎠다. 80~90년대 인기의 절정을 달렸으므로 이미 한물간 가수여야 맞다. 그러나 그는 전성기 못지 않는 인기를 대학가에서 누리고 있다.

'아모르파티'는 올해 봄 부산대학교 축제에서 ‘아모르파티’를 부르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온 이후 방송프로그램 등에 슬금슬금 선보이면서 인기를 더해갔다. '아모르파티'는 독일의 세계적 철학자로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 ‘신은 죽었다’로 유명한 프리드리히 니체의 운명관을 나타내는 용어다. 필연적인 운명을 긍정하면서도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 주는 것이라 생각하는 사상을 말한다. 운명애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공자의 지천명(知天命)ㅡ외천명(畏天命)-순천명(順天命) 사상과 닮았다.

   
▲ 가수 김연자/MBC 보도자료 사진

대학 축제 말고 수험생들에 얽힌 이야기도 재미있다. 음악 플랫폼업체 지니(genie)뮤직이 운영하는 텐 잼(10jam) 연구소가 2학기 중간고사 기간 중 10대들을 대상으로 ‘중독성 갑(甲) 노래’(수능 금지곡 TOP5)를 조사한 바 김연자의 ‘아모르파티’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태진아의 ‘진진자라’, 레드벨벳의 ‘덤 덤’, ‘나야 나’, ‘핑크퐁 상어가족’ 가 올랐다.

그런데 이 노랫말이 왜 새삼 요즘 청년들의 눈에 든 것일까? 우선 가사를 한번 음미해 보자.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 파티

아모르 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 서 무엇을 그려야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프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말해 뭐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프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그냥 흘러 지나갈 수 있는 쉽고도 흔한 가사다. 그러나 트로트에 요즘 젊은이들이 환장하는 흥겨운 전자댄스뮤직(EDM)을 접목한 것이 우선 어필 1호다. 거기다가 가사가 자세히 뜯어볼수록 되샘김질할 게 많아진다. 씹는 맛이 있다는 것이다. 깊은 맛이 우러나는 음식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잘 어필한다.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하는 대목은 가수 김국환의 노래 '타타타' 가사와 많이 닮았다. 타타타가 ‘어떤 압박이나 굴레, 또는 강압 등과 같은 것에서 자유롭게 벗어나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모든 것의 목구멍을 눌러 가래를 뽑아내자는 통렬한 외침’인 것처럼 아모르파티 역시 우리 사회를 향해 뱉어내는 가래침같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누군가가 만들어 낸 “이것도 나라인가?”하는 물음표가 문재인 정부에서 더 의문스럽게 다가오는 위기의식을 우리 젊은이들이 새삼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노래말은 우리의 현 상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국민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 비율이 48.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50% 이하로 떨어지기는 역사상 처음이다.

반면 남녀가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 비율은 56.4%로 나타났다.

우리 젊은이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라 자조하는 우리 젊은이들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이는 요즘 젊은이들의 외곬수적인 성향이나 대가족 제도의 붕괴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나 청년실업 문제에다 결혼이 가져올 자녀 양육 및 교육문제에 머리를 흔드는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개인주의적 성향도 불을 붙였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라는 노랫말은 가수 이애란 씨가 부른 ‘백세 인생’을 닮았다. “6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하여라”로 시작되는 노래는 “10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 날 좋은 시에 간다고 전해라”로 끝난다. 100세까지 살았다면 천명(天命)을 다했으니 그만했으면 됐다는 자족감이다. 바로 공자의 순천명이다.

수능 금지곡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 들으면 최소 몇 주간 흥얼흥얼 거리게 되는 중독성때문에 공부가 안 된다는 것이다. 어찌 잘 못 들으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나 케사라세라(qué se·rá se·rá 될 대로 되라)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모르파티는 부정적 삶이 아니라 미래의 행복과 성공을 꿈꾸는 자의 노래다. 운명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면서 그 아름답고도 비장한 운명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 위대한 인간의 모습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공자의 운명 극복방법은 그런 점에서 들어둘만 하다. “안연이 인에 대하여 물었다. 공자가 말하기를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감이 인이 된다[顔淵問仁 子曰克己復禮爲仁). ”하루라도 나를 이기고 예로 돌아가면 천하가 인으로 돌아간다(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논어 안연편)’

또 혹자는 공자가 신을 믿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는 사실이다. 실재적 하나님이나 존재적 신을 믿지 않았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절대적인 것은 믿었다.

그래서 공자는 “사람도 섬기지 못하는데 어떻게 귀신을 섬기겠느냐고 말했다.(季路問事鬼神. 子曰: ‘未能事人, 焉能事鬼?’ 曰: ‘敢問死.’ 曰: ‘未知生, 焉知死?/선진편)

이는 신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에 매달리고 빌기 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여 나아가자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방법은 바로 수신제가(修身齊家)이며 예(禮)의 올바른 실천이다. 이런 사상은 논어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젊은이들은 세상을 비웃고 손가락질 하면서 자포자기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게 진정한 극기복례(克己復禮)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도 아모르파티다.

*미미시스터즈가 데뷔 10주년를 맞아 상암동에 위치한 ‘문화 비축기지 T2 공연장’에서 지난 10일 열린 토크 디너 콘서트 ‘우리, 자연사하자’가 화제라고도 한다. 이 정부 들어 왜? 모두 이런 자포자기식 노래들이 젊은이의 가슴을 파고 드는지 참으로 속 터진다. 남에게 퍼줄 생각 말고 내부부터 챙기는 게 올바른 순서 아니겠는가?

살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가슴 뛰는 일이 꽤 많아

살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나 같은 이상한 애도 만나지

5분 뒤에 누굴 만날지

5년 뒤에 뭐가 일어날지

걱정하지 마 기대하지 마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야

(걱정 마, 어차피 잘 안 될 거야)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혼자 먼저 가지 마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우리 자연사하자

(나레이션)

너무 열심히 일하지는 마

일단 오래 살고 볼 일이야

너무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지마

일단 내가 살고 볼일이야

힘들 땐 ‘힘들다’

무서울 땐 ‘무서워’

말해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좋은 일이 생겼다고 마냥

다 가졌다 생각하지 마

나쁜 일이 생겼다고 마냥

이불 속에서 우울해하지 마

(아플 땐, 의사보다 퇴사)

우리 자연사 하자

우리 자연사 하자

혼자 먼저 가지 마

우리 자연사 하자

우리 자연사 하자

우리 자연사 하자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우리 자연사 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혼자 먼저 가지 마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혼자 먼저 가지 마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우리 자연사하자

오래 살고 볼 일이야

우리 자연사하자

윤진평 (본지 회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커뮤니티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노인행복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3332  |  등록일자 : 2014년 9월22일  |   제호 : 노인행복신문  |  회장 : 윤진평  |  발행ㆍ편집인 : 주장환
주소 :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허준로 175  |  발행일자 : 2014년 9월 25일  |  주사무서 또는 발행소의 전화 : 02)3662-5872  |  청소년책임자 : 노인영
Copyright © 2018 노인행복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