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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 신숙주에 둘러싸인 예종이 단명한 이유는?제78화 군자유(君子儒)
김세현 논설위원  |  k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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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7  08: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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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13년(1467 丁亥 / 明 성화(成化) 3년) 7월 11일(甲戌)

제신을 불러 술자리를 베풀었는데 사간원 정언이 김국광의 비위를 아뢰다.

임금이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서 봉원군(蓬原君) 정창손(鄭昌孫), 고령군(高靈君) 신숙주(申叔舟), 능성군(綾城君) 구치관(具致寬), 영의정(領議政) 심회(沈澮), 좌의정(左議政) 최항(崔恒), 우의정(右議政) 홍윤성(洪允成), 우참찬(右參贊) 김국광(金國光)과 여러 장수와 승지(承旨) 등을 불러 술자리를 베풀었다. 세자(世子)가 모시니, 임금이 필선(弼善) 정효상(鄭孝常)에게 이르기를,

“옛날에 세종조(世宗朝)에 있어서 문종(文宗)이 세자(世子)였을 때, 서연관(書筵官) 최만리(崔萬理)와 박중림(朴仲林) 등이 세자(世子)를 보익(輔翼)하는 데, 하나라도 조그마한 과실(過失)이 있으면 문득 간(諫)하여 마지않았다. 내가 지금까지도 생각하면, 이 두 신하는 그 직책(職責)을 능히 다하였다고 할 만한데, 우연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제 그대들은 한 번도 선한 말을 진달(陳達)하여 세자(世子)를 경계한 것을 듣지 못하였으니, 아첨(阿諂)하고 아유(阿諛)함이 심하다. 세자(世子)가 혹시 궁시(弓矢)를 일삼으면 그대들은 어찌 궁시(弓矢)를 그르다고 하지 않는가? 그대들이 비록 ‘문무(文武)는 편폐(偏廢)하는 것이 불가(不可)하다.’고 할지라도 어찌 세자(世子)와 더불어, ‘무(武)를 그만두시고 문(文)을 닦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말하지 아니하는가?’

하고, 세자(世子)를 돌아보며 이르기를,

‘유자(儒者)는 공경하지 아니할 수 없으니, 네가 마땅히 공경하여야 한다. 내가 유자(儒者)와 더불어 담론(談論)할 때에, 혹시 유자(儒者)를 우활(迂闊)하다고 하나, 내가 실제로는 농담하는 것이니, 너는 듣고서 믿지 말고, 공경하고 공경하라. 공자(孔子)가 이르시기를, ‘너는 군자(君子)의 유자(儒者)가 될 것이요, 소인(小人)의 유자(儒者)가 되지 말라.’ 하였으니, 유자(儒者)에도 군자(君子)가 있고 소인(小人)이 있다. 소인(小人)의 유자(儒者)는 진실로 가까이 할 수가 없으며, 군자(君子)의 유자(儒者)는 높이고 중하게 여기라. 예(禮)로써 접대하여도 오히려 혹시 경홀(輕忽)히 할까봐 두려운데, 하물며 거만하게 대하겠는가?” 하였다.

顧謂世子曰: “儒者不可不敬, 汝當敬之. 予與儒者談論時, 或以儒爲迂, 予實戲爾, 汝勿聽信, 敬之敬之. 孔子曰: ‘汝爲君子儒, 無爲小人儒.’ 儒有君子, 有小人. 小人之儒, 固不可親; 君子之儒, 尊而重之, 禮而接之, 猶恐或忽, 況慢之乎?”

이 말은 논어 옹야(雍也)편 11장의 말로

子謂子夏曰 女爲君子儒요 無爲小人儒하라.

(공자께서 자하에게 말하길 너는 군자의 학자가 되고, 소인의 학자가 되지 말라.)

이 문장에 정이천(程伊川)은 君子의 학자는 자신을 위하고, 小人의 학자는 남을 위한다. 고 하여 위기(爲己)와 위인(爲人)으로 구분했는데, 이 말은 원래 헌문(憲問)편 25장에 古之學者는 爲己러니 今之學者는 爲人이로다.(옛날에 배우는 자들은 자신을 위해서 공부를 했는데, 요즘 배우는 자들은 <출세를 위해> 남을 위해 배운다.)에서 인용한 것으로 위기(爲己)의 學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기 위한 학문을 하는 것이며, 위인(爲人)의 學은 남에게 인정을 받기 위한 학문을 말한다.

또 사량좌(謝良佐)가 말하길 君子와 小人의 구분은 義와 利의 사이일 뿐이다. 그러나 이른바 利라는 것이 어찌 반드시 財貨를 증식하는 것만을 말하겠는가? 사사로움으로 공정함을 잃고 자신에게만 맞게 하여 스스로 편케 해서 무릇 天理를 해칠 수 있는 것은 모두 利이다. 子夏가 文學은 비록 유여(有餘)했으나, 짐작컨대 그 遠大한 것[義理]에는 혹 어두운 듯하다. 고로 공자께서 이 말씀으로 가르쳐 주신 것이다. 라고 했다.

이 기사는 세조가 제신(諸臣)들을 모아 놓고 주연(酒宴)을 벌이면서 세자(世子)인 훗날 예종에게 한 말이다.

너는 소인의 유자(儒者)를 가까이 하지 말고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는 군자의 유자(儒者)를 존경하고 따르라는 것이다.

세자가 중신들에게 인사를 안 하거나 거만하게 구는 모습으로 비쳤던지 지금 자기가 유학자인 중신(重臣)들과 농담하면서 함부로 대하더라도 그것은 농이니 너는 경홀(輕忽)히 대하지 말라면서 세자시강원의 필선(弼善)인 정효상(鄭孝常)에게 옛날 문종이 세자 시절에 세자시강원의 최만리(崔萬里)나 박중림(朴仲林) 같은 서연관(書筵官)들은 세자에게 엄하게 훈도를 했는데, 왜 지금은 세자가 학문을 게을리 하고 활쏘기만 하고 다니는데도 가만 놔 두냐고 질책을 가하고 있다.

이는 아비가 자식을 염려하는 노파심에서 한 말이지만 아비가 자식을 볼 때는 항상 미진함이 있었으므로 보다 더 담금질을 시키고 싶어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로(元老) 대신들의 기(氣)를 살려 주었으니 나중에 예종이 즉위해서도 한명회, 신숙주, 구치관을 비롯한 중신(重臣)들에게 눌려서 제대로 정사(政事)를 펴 보지도 못하고, 요절(夭折)하고 말았으니 세조가 그것 까지는 몰랐었나 보다.

아무튼 이날의 술자리에서 세조 임금이 매우 취해서 파(罷)했다고 실록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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