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1.23 수 09:32
  • 영어
  • 일본어
  • 프랑스어
  • 중국어
  • 스페인어
> 삶과 지혜
문재인 정부가 '공자(孔子)의 후예와 같은 정권'은 아니다
윤진평 (본지 회장)  |  yjp005@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12.24  08:20:05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문재인 정부의 아마추어 식 각종 정책 실패와 살벌한 칼부림을 두고 '공자(孔子)의 후예'와도 같은 정권이라는 말이 나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다름 아닌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의 칼럼 <文 정부엔 '사대부 유전자'가 있다> 이야기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행패가 ‘조선조 사화(士禍)의 살육극이 연상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뼛속까지 운동권 DNA을 가진 정부 핵심 구성원들의 ‘가차 없는 잔혹함’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지금의 적폐 정국이 조선 중기 성리학 이념 투쟁과 닮을 꼴이라고 본다. 조선의 지배층은 정적(政敵)을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몰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피바람이 불었으며 패배한 진영의 수많은 선비가 고문당하고 주살(誅殺)됐으며 가족·친척·제자까지 노비가 되고 유배당하는 멸족(滅族)의 참화가 벌어진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또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자살을 위시해 100명 넘는 전(前) 정권 인사가 구속됐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점과 최저임금 쇼크 등 ‘엿장수 마음대로 가위질을 해대는’ 이 정부의 잔혹한 칼부림을 '현대판 사화'로 규정했다.

박 실장은『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라는 책을 인용, 우리나라를 '리(理)의 사회'로 설명해 나가면서 '리'가 지배한 독주가 사화와 소중화론을 낳았고 위정척사(衛正斥邪) 운동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주자학적 관념의 세계에 빠진 나머지 고립과 쇠락의 길을 걸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리'가 살아 숨 쉬는 '철학의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의' 저자는 북한을 '리기(理氣) 사회주의의 완성체'로 보았다. 박 실장은 문재인 정권도 '리' 철학의 계승자처럼 비친다고 말한다. 실용보다 이념, 성장보다 분배, 부국강병보다 포용 국가를 추구하는 점이 똑같다는 것이다.

그의 예시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조선의 사대부는 농본(農本) 사회를 지향했고, 문 정권은 노동 중심 사회를 말하는데 관(官)의 역할을 강조하는 '큰 정부' 철학은 주자학의 왕도(王道) 정치와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도덕적 우월 의식에 사로잡혀 불통(不通)을 치닫는 것까지 똑같다고 덧붙였다.

또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서열 의식을 갖고 있었던 주자학처럼 문재인 정부도 반(反)기업 기조를 치닫고 있다며 “사대부가 장사꾼 천대하듯 기업을 경시하고 기업인을 낮춰본다”고 설명한다.

박 실장은 '이윤보다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문대통령은 돈 버는 것을 죄악시하는 사고가 깔려 있으며 스타일은 '사대부 리더십'에 가깝다고 말한다. 뜻과 가치를 숭상하고 이념과 이상을 추구하지만 고담준론을 즐긴 사대부처럼 현실 감각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대표적 예로, 고용부 방문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실제로 너무 빠르냐"는 질문으로 사람들을 '멘붕'에 빠트린 점을 들었다. 최저임금 쇼크로 서민 경제가 쑥대밭 됐다는 뉴스가 1년 내내 쏟아졌다. 모든 국민이 아는 사실을 대통령만 모르는 듯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필자가 첨언하자면 ▲문대통령은 “최저임금 효과가 90%”라고 말했다. 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고 말해 실소를 자아냈다. 4대강 22조원이면 일자리 100만개라 비난하더니 지난해부터 퍼부은 정부 일자리 예산 54조원은 흔적이 없다.)

그런데 문두에 언급했듯이 마지막에 좀 고개를 가우뚱거리게 만드는 내용이 있다. “지금 우리는 '공자(孔子)의 후예'와도 같은 정권을 목격하고 있다”는 글이다. 이는 착오로 보인다. 공자의 후예에서 후예(後裔)는 사전적 의미로 후손(後孫)이라는 말과 같다. 즉 ‘자신의 세대에서 여러 세대가 지난 뒤의 자녀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 산동성 곡부(曲阜)에서 태어난 공자를 시조로 하고 있는 후손들을 칭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물론 넓은 의미로 공자를 따르고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컬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의 하는 짓이 공자의 후예라고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공자 사상은 인간에 대한 자각과 인에 대한 윤리, 사람이 지녀야 할 에티켓(禮) 및 정의의 바로미터인 의(義),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교육받아야 한다는 평등교육 사상, 그리고 군주(대통령)가 지녀야 할 품성과 도덕 정치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이 사상은 16세기 이후 서양 계몽주의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영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끝이 없다.

이는 성리학과도 또 다르다. 성리학, 이른바 신유학(Neo-Confucianism)은 송명(宋明)대에 이르러 도교와 불교의 사상세계와 만나 형이상학적 우주론을 비판·흡수함으로써 발전한다. 신유학은 북송의 많은 사상가에 의하여 우주와 인생의 근본문제에 관하여 연구되어 욌으며, 남송의 주희가 사상체계를 확립했다. 우주 불변 원리인 이(理)와 에너지인 기(氣)의 작용를 설명한 이기론(理氣論)이 핵심이며 윤리적이며 합리적인 차원과 함께 사회와 인간의 내면적 본성(양심)을 강조하고 만고불변의 도덕의식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아주 휼륭한 철학인 것이다.

그런데 고려를 통해 들어오고 조선왕조 창업의 정당성에 분칠을 하는 과정에서 명분과 양반과 상놈의 신분관계 그리고 예절과 체면 차리기에만 골몰하면서 위정자들의 통치수단으로 전락, 붕당정치의 변질, 노론 일당 독재, 외척의 세도 정치 등 많은 문제점을 초래했던 것이다. 이 부분은 성리학 사상과 이념의 한계성을 드러냈다고 볼 수가 있다.

여하튼 박 실장의 주장은 전반적으로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조선조 사화(士禍)의 살육극이 연상된다’, ‘실용보다 이념, 성장보다 분배, 부국강병보다 포용 국가를 추구한다’, ‘도덕적 우월 의식에 사로잡혀 불통(不通)을 치닫는다’ 등의 주장은 고개를 주억거리게 한다.

다만 ‘공자(孔子)의 후예'와도 같은 정권을 목격하고 있다’라는 문장은 '조선 일부 성리학자의 후예'와도 같은 정권을 목격하고 있다”로 고쳤으면 더 정확하고 바른 문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자와 공자는 많이 다르니 말이다.

윤진평 (본지 회장)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커뮤니티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명칭 : 노인행복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03332  |  등록일자 : 2014년 9월22일  |   제호 : 노인행복신문  |  회장 : 윤진평  |  발행ㆍ편집인 : 주장환
주소 : 서울시 강서구 가양동 허준로 175  |  발행일자 : 2014년 9월 25일  |  주사무서 또는 발행소의 전화 : 02)3662-5872  |  청소년책임자 : 노인영
Copyright © 2019 노인행복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