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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저런이야기 > 백천 조선왕조 베스트셀러 <논어>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을 얻는 데 달려 있다제79화(話) 행불유경(行不由徑)
김세현 논설위원  |  k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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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6  08: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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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성종 20년(1489 己酉 / 明 홍치(弘治) 2년) 6월 16일(癸卯)

해주 목사 정성근이 사직을 청하다

해주 목사(海州牧使) 정성근(鄭誠謹)이 상소하기를,

“사헌부(司憲府)에서 신을 가리켜, ‘천총(天聰)이 성명(姓名)을 오래 기억하도록 바라고 간진(干進:벼슬을 구함)을 위해 힘쓴다.’고 하였으니, 신이 탄핵을 입은 이래로 마음을 태우고 부끄러움을 알아 몸 둘 데가 없습니다. 이른바 간진(干進)이란 것은 아부하며 순종하는 모습을 짓거나 비위를 맞추는 것을 즐겁게 여기며 때를 타서 지혜를 부리거나 공을 요구하고 명예를 낚으며 이(利)를 좋아하고 의(義)를 잊으며 인연으로 세력에 붙는 유(類)입니다. 만약 간진(干進)하는 마음을 미루어 채우게 되면 악함을 짓지 아니함이 없어서, 교묘하게 아첨하는 자와 간사한 사람을 도와서 봉후(封侯)가 되는 것을 얻은 자와 다름이 없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백이(伯夷)를 대우하는 자는 뇌물을 논하지 아니한다.’고 하였는데, 하물며 사헌부는 조정의 기강(紀綱)을 잡고 유지하며 공론(公論)이 있는 곳인데, 반드시 신의 아부하면서 따르고 비위를 맞추어 즐겁게 하는 등의 일을 보고서 논박하였을 것입니다. 신은 그윽이 생각하건대, 정치와 교화를 펴게 하는 뭇사람의 마음을 안정하게 하는 것은 기강보다 큰 것이 없다고 여깁니다. 만약 기강이 없으면 한 가정은 지극히 작은 것이지만 오히려 다스릴 수 없는데, 더구나 한 고을의 많은 사람이겠습니까? 신이 이미 간진자(干進者)가 되었으니, 비록 강을 남에게 베풀고자 하더라도 남이 누가 따르겠습니까?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십실(十室)뿐인 조그마한 고을에도 반드시 충신(忠信)한 사람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본주(本州: 해주)는 땅이 넓고 백성이 많아서 10실에 비할 바가 아닌데, 만일 일찍이 언(偃)의 집에 이르지 않은 것처럼 어진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신을 간진하는 수령(守令)이라고 지목하여 가볍고 천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한 사람의 군자(君子)가 그를 비난하면 뭇사람이 모두 버리는데, 어찌 자목(字牧: 수령이 백성을 사랑함.)의 책임을 맡아서 기강을 펴고 성상의 교화를 베풀 수 있겠습니까? 삼가 바라건대, 신의 직을 파면하도록 명하시어 물의(物議)에 부응(副應)하소서.”

如有未嘗至偃室之賢, 則必目臣以干進之宰而輕賤之矣.

2)광해군 7(1615)년 12월 1일 癸卯

좌의정 정인홍이 차자를 올려 인재 수습과 백성 진휼 등에 대해 아뢰다.

의정부 좌의정 정인홍(鄭仁弘)이 차자를 올렸다. <전략>

첫째, 옛 규례를 준용하여 빠뜨린 인재를 수습하소서. 신이 듣건대 공자가 이르기를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을 얻는 데 달려 있다.’ 하였고, 주역<地天泰卦의 初九의 爻辭>에서는 ‘띠풀의 연이은 뿌리를 뽑는지라, 그 무리와 더불어 가는 것이 이롭다.’ 하였고, 서경에서는 ‘널리 뛰어난 선비를 구하여 뭇 관직에 나열해 둔다.’ 하였으며, 논어에서 자유(子游)가 고을 원이 되자 공자께서는 사람을 얻었느냐고 물으셨으니, 크게는 한 나라로부터 작게는 한 고을에 이르기까지 인재를 취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臣聞孔子曰: ‘爲政在人.’ 易曰: ‘拔茅茹, 以其彙征.’ 書曰: ‘旁求俊彦, 列于庶位.’ 言偃之爲宰也, 孔子以得人爲問, 大而一國, 小而一邑, 莫不以取人爲先務, 槪可見矣.

이 말은 논어 옹야(雍也)편 12장의 말로

子游爲武城宰러니 子曰 女得人焉爾乎아? 曰 有澹臺滅明者하니 行不由徑하며 非公事어든 未嘗至於偃之室也니이다.

(자유(子遊=言偃)가 무성(武城)의 읍재(邑宰)가 되자, 공자께서 ‘너는 적당한 사람을 얻었느냐?’ 라고 물으니, 자유(子游=言偃)가 대답하기를, “담대멸명(澹臺滅明)이란 사람을 얻었는데, 그는 사이 길로 다니지 않으며 공무가 아니면 일찍이 저[偃]의 집에 이른 적이 없습니다.”)

이 문장에 주자(朱子)가 주해(註解)하기를 무성(武城)은 노(魯)나라의 작은 읍(邑)이다. 담대(澹臺)는 성(姓)이고, 멸명(滅明)은 이름이니, 자(字)는 자우(子羽)이다. 경(徑)은 길이 작으면서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공사(公事)는 향음주례(鄕飮酒禮)나 향사례(鄕射禮)와 같은 것이다.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다면 모든 행동을 반드시 바르게 해서 작은 것을 보고 빨리 하려고 하는 뜻이 없음을 알 수 있고, 공적(公的)인 일이 아닐 경우에는 읍재(邑宰)를 만나보지 않는다면 스스로 지조를 지킴이 있어서 자기를 굽혀 남을 따르는 사사로움이 없음을 볼 수 있다. 고 했다.

양시(楊時)가 말하길 정치를 함에는 인물을 얻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므로 공자께서 인물(人物)을 얻었느냐? 고 물으신 것이다. 멸명(滅明)과 같은 자는 이 두 가지의 작은 일을 보면 그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실정을 알 수 있다. 후세(後世)에는 지름길로 다니지 않는 자가 있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우활(迂闊)하다고 할 것이요, 그의 집에 이르지 않으면 사람들이 반드시 거만하다고 할 것이니, 공자(孔子)의 문도(門徒)가 아니면 그 누가 이것을 알아 취하겠는가? 라고 했다.

그래서 주자(朱子)는 멸명(滅明)처럼 행동하면 구차하고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요, 사람을 취함을 자유(子游)처럼 한다면 간사함과 아첨함에 의혹됨이 없을 것이다. 라고 했다.

이 주자(朱子)가 말한 작은 것을 보고 빨리 하려는 뜻이 없다는 말은 자로(子路)편 17장에 자하(子夏)가 거보(莒父)의 읍재(邑宰)가 되어 정사(政事)를 묻자 공자 曰 속히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하니, 속히 하려고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려고 하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 [無欲速하며 無見小利니 欲速則不達하고 見小利則大事不成이니라.]라는 말을 인용한 것이다.

이 첫 번째 기사에서 해주목사 정성근(鄭誠謹)이 사헌부에서 임금에게 잘 보여 벼슬을 구하는 간진(干進)을 힘쓰는 자라고 탄핵을 받자 사직을 청하는 상소인데 이틀 후에 성종은 어서(御書)하기를,

“정성근이 벼슬을 사양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러나 정성근은 사람됨이 근신하니, 어찌 사직을 들어줄 수 있겠는가?” 하였다.

두 번째 기사의 위정재인(爲政在人)이란 말은 중용(中庸)에 나오는 말이며, 이렇게 좌의정 정인홍(鄭仁弘)이 차자(箚子)를 올려 인재(人材) 등용을 강조한 것은 원론적으로는 지극히 온당한 말이지만 이 말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뭔가 석연치 못하다. 이 차자(箚子)는 다분히 대북(大北)파에 충성하는 입맛에 맞는 인재(人材)를 등용해서 쓰라는 말투로 들린다. 이 즈음이면 대북파(大北派)의 전횡으로 모든 인사권을 그들이 쥐고 있었기 때문에 이처럼 자신 있게 주장을 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다.

진휼(賑恤) 문제도 잦은 천재지변으로 흉년이 거듭되어 민심이 흉흉한데 전후(戰後) 복구사업으로 불타버린 궁궐 보수 등의 공역(工役)은 늘어나니 그 무마 차원에서 건의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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