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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마당 > 노인영의 차 한잔, 그림 한 점
부부의 개인적 시간과 공간
노인영 논설위원  |  nohproble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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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5  08: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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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칼 라르손이 자화상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꼽은 <자기 분석(1906)>입니다. 그런데 표정이 굳어 있죠? 왼손을 주머니에 깊숙이 집어넣은 채, 마카브르-기괴하거나 섬뜩한 분위기를 가진 예술작품을 말하며 죽음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상징주의로 대표됨-인형을 쥔 오른손은 지나치게 힘을 주고 있어요. 전원에서 이상적인 가정을 꾸렸음에도 그의 표정에서 여유로움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단서는 뒤편 창문 너머 흐릿하게 보이는 아내 카린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기만의 일에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에요. 그녀는 가정을 위해 화가의 길을 포기했습니다. 일종의 희생이었죠. 그러나 1882년 결혼했으니 이때쯤은 아이들이 다 성장했었을 겁니다. 살림도 안정되었고요.
여성에겐 이때가 오히려 위험합니다. 자칫 상실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죠. 그래서 그녀는 수공예에 몰입했고, 스웨덴의 ‘예술 수공예 운동’을 대표하게 됩니다.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한 남편과 함께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의 가구와 실내장식, 주방용품을 유행시킨 원조라고도 할 수 있어요.

라르손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부부간에도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서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해야 다툼도 적고 결혼 생활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사실도요. 그러나 생각 따로, 행동 따로였을까요? 독립한 아내를 바라보는 자신의 이중적 시선을 담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티븐 파딩은 이 자화상의 제목을 <자기 분석>이라 이름 붙였을 겁니다.

하물며 대한민국 남성, 그것도 나이 든 이에게 ‘배우자를 존중하라’는 말처럼 알아 듣기 어려운 덕목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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