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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은 자를 들어서 쓰고 굽은 자를 버린다. 거직조왕(擧直錯枉)>21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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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1  07: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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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10년인 1684년이다. 1월에는 모후인 명성왕후가 사망했다. 그 충격으로 왕은 해수병, 위장병, 통풍이 동반 발병해 더 이상 탕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여름이 되어가지 약간 나아졌다. 몸이 아프니 궁에서 쫓아낸 장씨(장희빈)가 못내 그리워졌다. 조만간 장씨를 다시 불러들여야겠다고 왕은 생각한다.

7월 12일 임금은 대신 2품 이상과 삼사의 신하를 만나 심한 가뭄을 사라지게 하는 계책을 물었다.

“국가가 불행하여 재앙이 없는 해가 없다. 올해에는 비 오고 볕나는 것이 때에 맞아서 풍년들기를 바랐는데, 6월 이후로 바람이 맵고 불볕이 내려쪼여 비 내릴 징조가 막연하여 양맥(兩麥: 보리와 밀)을 이미 잃고 공사(公私)의 일이 그대로 있어서 밤낮으로 근심하는 마음이 타는 듯하여 할 바를 알지 못하겠다. 이에 재앙을 사라지게 하는 계책을 듣고자 하니, 각각 마음을 다하여 진달하라.”

병조참판 최일이 이렇게 말했다.

“공자가 말하기를 ‘굽은 자를 들어서 곧은 자의 위에 두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는다’하였는데, 근래에 직언(直言)하는 인사(人士)를 거의 다 내 보내고 끝내 소환(召還)하지 않았습니다. 구준(寇準: 송나라 관료)이 말하기를, ‘형정(刑政)이 공평하여야 백성이 복종한다’고 하였습니다. 김중하와 김환은 나라 사람들이 모두 죽여야 한다고 하는데도 아직 따르지 않으니, 형정(刑政)이 어떻게 맑아진단 말입니까?”

거직조왕은 위정편 19장의 말로 哀公이 問曰 何爲則民服이니잇고? 孔子對曰 擧直錯(조)諸枉則民服하고 擧枉錯諸直則民不服이니이다.(애공(노나라의 임금)이 ‘어떻게 하면 백성들이 복종합니까?’하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정직한 사람을 들어 쓰고, 모든 굽은 사람(정직하지 못한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들이 복종하고, 굽은 사람을 들어 쓰고, 모든 정직한 사람을 버려두면 백성들이 복종하지 않습니다.’)

주자가 풀이하기를 <대체로 임금의 물음에 모두 공자대왈(孔子對曰)이라고 칭한 것은 임금을 높인 것이다. 조(錯)는 버려둠이다. 제(諸)는 모두이다>라고 했다. 조저왕을 다산 정약용은 ‘굽은 자 위에 둔다’라고 했고, 양백준도 ‘정직한 사람을 뽑아 사악한 사람 위에 둔다’라고 번역했다. 조(錯)는 조(措)와 통하는데, 버려둠이란 뜻도 있고, 가(加)하다는 뜻도 있어서 의견이 다르다.

원래 자(子)란 선생님이라는 뜻으로 공자를 특별히 지칭하지 않고 보편적으로 부른 경칭(敬稱)이었는데, 임금 앞에서 성(姓)을 밝히지 않고, 자(子)라고 칭할 수 없어서 공자라고 칭한 것이다.

거직조저왕이란 말은 안연(顔淵)편 22장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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