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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푸른 밤- 127
조명애 제너럴 에디터(불문학 박사)  |  sallycho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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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8  06: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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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전화벨이 울렸다. 받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응답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삐’ 하는 기계음 다음에 들려오는 목소리는 놀랍게도 귀에 익은 음성이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국제일보 파리 특파원 이석현이라고 합니다. 파리의 장준기 교수님 부탁으로 직접 뵙고 전해 드릴 편지가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대학에 문의해서 댁 전화번호를 알았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하이텔베르크에 도착할 예정이며, 내일 중으로 꼭 뵈었으면 합니다. 그럼 내일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석현 씨가 아버지를?’

우연치고는 너무나 기막힌 우연이었다. 혜경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석현이 전화에 흥분과 긴장감을 느끼며 곧 기억을 더듬어 나가기 시작했다.

‘장준기 교수라……. 장 교수라면……. 몇 년 전 석현 씨와 우연히 파리에서 만나 베르사유에 갔을 때 자동차 서류 때문에 간다고 하면서 자기에게 그 차를 물려준 사람이 장 모(某) 교수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럼 그 교수가 아버지와도 아는 사이었나? 그건 그렇고, 석현 씨는 자기가 만나려는 김지용 교수가 바로 내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걸까? 예전에 나와 선을 볼 때 상대방 부모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나왔을 테니 그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하기야 아무렴 어때!’

혜경은 석현이 아버지에게 전해 주려는 편지의 내용이 궁금할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일단 접어 두기로 하고, 혜경은 책상 위에 잠시 내려놓았던 편지 봉투 뭉치 위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 중 맨 위에 있는 봉투를 집어 든 혜경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편지를 끄집어내어 천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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