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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오를 보고 그 어짊과 어질지 못함을 알 수 있다(觀過)29번 째 이야기
윤진평 (본지 회장)  |  yjp00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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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5  10: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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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 14년, 1483년이다. 이해 10월에는 독일에서 세게사를 뒤흔 든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태어났다. 8월 21일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무과(武科)에 급제한 민난손이 자신의 아버지의 용서와 서용을 간청하는 글을 올리니 이를 의논하게 하다.

“신의 외조모 강 씨는 일찍 과부가 되었는데 병이 깊어 항상 신의 어미에게 의지하여 살아왔습니다. 일찍이 신의 아비 민한이 멀리 창성(昌城) 임소(任所)로 부임해 갈 때 조모의 나이가 칠순이 넘었는데 병환이 더욱 위독하였습니다. 그래서 신의 아비가 가노(家奴)가 상경하는 편에 녹포(鹿脯)와 건치(乾雉)를 가지고 두 포대(帒)에 나누어 담아 조모에게 보내었는데, 사헌부에 체포되어 국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종은 사헌부의 위엄에 겁을 내어 거짓 자백하여 말하기를, ‘본가에서 실어왔다.’고 하였으므로, 사헌부에서 신의 아비를 나치(拿致)하여 의금부에 이첩하여 국문하면서 계속 하여 형장으로 신문했으므로 신의 아비도 거짓 자백하여 장(杖) 70대의 벌을 받고 제명(除名)이 되어 서용(敍用)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성명(聖明)이 위에 계신 때를 당하여 진정을 펼 수 없어 애매하게 처벌을 받았으니, 신은 그윽이 가슴이 아픕니다. 신의 아비가 보낸 포(脯)는 금이나 비단 또는 전폐(錢幣)가 아니니, 진실로 집에 쌓아 두거나 자신의 밑천으로 삼을 것도 아니며, 또한 마소(馬牛)의 힘을 번거롭게 할 만큼 무거운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한 노자(奴子)가 가는 편에 보내어 늙은 조모를 먹이려고 한 것이니, 이것은 다만 일단(一段)의 노로(老老)와 친친(親親)하는 지극한 정인데, 그것을 청렴하지 못하고 법을 어긴 것으로 처벌하여, 제명시켜 서용하지 못하게 하는 데 이르렀으니, 신은 실로 마음이 아픕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허물을 보고도 인(仁)을 알 수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무릇 사람이 어버이 때문에 오욕(汚辱)의 이름을 받은 자는 반드시 성인의 용서를 받았던 것입니다. 신은 원하건대 신의 지극한 정을 가엾이 여기시고 특별히 신의 아비의 죄를 용서하시어 고신(告身)을 도로 주도록 허락하시고, 또 조정의 반열에 서용하여 주소서. 지극한 소망을 금하지 못하겠습니다.”

관가는 논어 이인(里仁)편 7장에 보인다.

子曰 人之過也 各於其黨이니 觀過면 斯知仁矣니라.

(공자 曰 사람의 과실은 각기 그 부류대로 하니, 그 사람의 과실을 보면 仁한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이 문장을 주자는 당(黨)은 류(類)라고 했으며, 이 또한 다만 과실이 있으나 오히려 이것을 가지고 그의 박후(樸厚)를 알 수 있음을 말씀했을 뿐이요, 반드시 과실이 있기를 기다린 뒤에 어질고 어질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풀이했다.

이 시연을 들은 성종은 이조(吏曹)와 병조(兵曹)에

“민한이 범한 바는 다만 이것이 식물(食物)의 미미한 것일 뿐이요 진실로 전곡(錢穀)의 유가 아니며, 또 늙은 처모(妻母)에게 보낸 것은 또한 인정으로 보아 혹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것으로 하여 죄를 받아 종신토록 폐기한다고 하는 것은 정상이 너무 가긍하니, 그 영영 서용치 않는다는 것은 제외하도록 하라.” 하였다.

이 상소 덕분에 민난손은 그 뒤에 옥구현감을 역임하게 된다. 민난손의 아버지인 민한은 1446(世宗28)년 진사가 되어 부안과 태인 현감을 지내고 창성 도호부사, 남북병마절도사를 지냈으며 그의 조부가 한명회의 장인이다. 창성부사 때 이 사건이 일어나서 장(杖) 70대를 맞고 제명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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