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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의 방문은 김지용의 마음속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푸른 밤- 133
조명애 제너럴 에디터(불문학 박사)  |  sallycho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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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1  09: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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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의 방문은 김지용의 마음속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장 교수의 편지와 함께 석현이 들려준 혜경과 애경에 관한 이야기는 분명 크나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충격이 있었다. 석현의 젊음! 바로 그것이었다.

김지용은 애경의 잠적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태도로 석현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 과정에서 김지용은 직감적으로 석현이 애경에게 호감을 갖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석현은 젋고 건강하며 유능한 청년이었다. 그런데 그 ‘젊은 청년’이 애경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 순간 김지용의 눈앞에는 어젯밤 레스토랑의 대형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것은 더 이상 20여 년 전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다. 애경은 민화영의 20여 년 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김지용 자신은 이미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월이 가져다 준 젊음의 마멸에 불시에 직면하여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어젯밤의 그 비참함과 절망감…….

석현의 빛나는 젊음을 본 순간, 그런 것들이 김지용의 마음속에 묘한 질투심과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며 되살아났던 것이다.

‘애경이도 석현을 좋아하고 있는 걸까? 아니, 최소한 애경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은 저 청년과는 비교조차 될 수 없는 거겠지?’

석현의 말이 끝나 갈 때쯤 김지용의 마음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질투심과 철저한 무력감에 사로잡힌 채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고통과 번민의 모든 단계를 밝고 내려가 그 중심에까지 도달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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